♣여자(女子)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와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를 기억의 서랍에 차곡차곡 담아봅니다

별보다 더 반짝이는 그대

♡ 엄마(친정엄마)♡

월급날에

bell-10 2005. 12. 30. 19:50

매월 말일 월급날.

 

그동안 쥐꼬리만한 월급이라 월급날이라고 특별한 일도 없었지만 어제만큼은 아니었다.

 

하루 당겨서 나온 월급인데다 내년부터 인상되리라 생각했던 부분이 한달 먼저 나온 것이다.

 

물론 다른 직장, 다른 사람들 월급에 비하면 아주 작은 액수지만 지난 10달동안 새직장에서

 

새업무를 맡아 열심히 일한 때문에 인정을 받은 부분이라 더없이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집 앞 마트에 들러 귤을 한상자씩이나 샀다.

 

한상자래야 고작 10키로그램 짜리지만 과일 값이 비싸 조금씩 봉지로 사던 생각을 하면

 

마음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방학인 요즘.

 

졸업과 입사를 앞 둔 큰딸은 걱정없는 시한부(?)백수 신세이고 지방대에 다니던 작은 딸도

 

집에 와있고 아들 역시 학원 가는 시간을 빼면 추워서 종일 집안에서 뒹군다.

 

 

한창 클 나이의 아들녀석은 밥먹고 돌아서면 라면먹고 또 금방 군것질거리를 찾는다.

 

심심하다고 먹고 배고프다고 먹고.... 먹거리가 남아나질 않는다.

 

뭐든지 평소 두 배의 량을 준비해도 금방 동이 난다.

 

냉동만두 두 봉지, 호빵 두 봉지, 우유 두 통, 과자 두 통...

 

 

귤상자를 본 아이들이 "와~!!" 좋아라 한다.

 

귤을 까먹으며 "맛있다" 소리를 연발하는 아이들.

 

셋이서 까먹은 귤 껍질이 금새 수북하다.

 

그래, 실컷 먹어봐. 손발이 노래질 때까지.

 

 

자식 입에 들어가는 모습이 젤로 보기 좋다던 어른들 말씀이 정말이다.

 

애들이 주면 '안 먹는다' 소리 하지 말고 주는대로 다 먹어야 다음에도 얻어먹는다지만

 

자꾸 내입에서는 '엄마는 안먹어도 돼, 안 먹고 싶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풍족하지 못한 살림이라 잘 먹이지 못하니 있을 때 하나라도 더 먹이고 싶은 에미 심정.

 

우리엄마도 이러셨으리라...

 

월급날 엄마 용돈 한 푼 드리지 못하는 불효 딸.

 

엄마,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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