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녀석 교복이 드디어 해결됐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녀석이 학교에서 구해온 교복은
키180에 가슴둘레 105 사이즈였다.
중3인데도 그런 체격이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거기에 비해 아들녀석은 키 겨우 170정도에
재어보지 않았지만 가슴둘레는 80이나 될까?
아직도 초등생 시절에 입던 사각팬티와 티셔츠를 입고 다닐 정도로
도무지 살집이 붙지를 않는다.
에미라는 사람이 허구헌날 먹고사는 일에 바빠
제대로 반찬을 준비해주는 날은 일주일에 고작 하루이틀 주말뿐이다.
늘상 달랑 찌개 하나가 전부인 밥상에서 그것도 거의 혼자 먹어야하니
입맛이 날 리가 만무하겠지,,,
어릴 때부터 먹성이 좋은 녀석도 아니고
그렇게 키우지 않으려고 혼도 내봤지만
제 입에 맞는 반찬이라도 있으면 조금 더 먹을까
에지간해서는 밥 한공기 뚝딱 해치우는 꼴을 못 본
편식까지 하는 녀석이니 말해 무엇하랴,,,
삐쩍 말라 갈비뼈가 두드러진 녀석의 몸을 보노라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엄마가 잘 챙겨먹여도 살찌지 않는 아이도 있겠지만
제대로 못챙겨 먹여서 저런건가,,,하는 마음에.
그래서 그런지 키도 빨리 크지 않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난다.
동년배 중에선 키가 큰 축에 속하는 제아빠를 닮으면 좋으련만
교실 첫 줄밖에 앉아본 적이 없는 이 에미를 닮으면 어떡하나,,,
교복 이야기가 엉뚱한 길로 새버렸다.
다시 돌아가보자.
새로 사기는 너무 아깝고 새로 사는 것이 나을 정도라던 그 큰 교복은
도저히 입힐 수가 없어 고민에 빠졌었다.
어차피 못입는 옷, 안되면 버릴 생각하고
집에 있는 재봉틀로 뜯어고쳐보나? 하는 생각까지 하던 차에
볼일이 있어 동네 시장 골목을 지나치는데
'옷박사'라는 제법 큰 수선집을 발견했다.
"남자교복 상의 고치는데 얼마나 드나요?"
"어디 고칠건데요?"
"88사이즈를 55정도로 줄여야 해요."
"3만원은 주셔야 해요."
어라? 생각보다 그리 비싸지 않네?
그래도 한마디 더 거들었다.
"내일 모레 졸업반인데 옷을 잃어버려서 겨우 큰 걸 구했어요, 좀 싸게 안되나요?"
수선사 아저씨도 사정이 딱해 보였는지 잠시 생각하더니
"에이, 그럼 2만5천원만 주세요." 하는 것이다.
2만5천원이면 고칠만 한데 저번 수선집에서는 대체 얼마를 달라고 했나?
가게를 나와서 바로 아들녀석에게 전화를 했다.
교복을 갖고 나와서 맡기라고 하면서
"저번에 갔던 수선집에서는 도대체 얼마를 달라던?"
"4만원이요~"
아줌마수선사가 그렇게 말하니 너무 비싸다 싶었는지 녀석이 아예 에미에겐
가격은 말도 안하고 사는 게 낫다는 말만 전한 것이다.
4만원이면 사실 비싸기도 했고~
교복 수선비를 녀석의 용돈에서 50% 부담시켰다.
제물건 제대로 간수 못 한 죄를 물어
생각 같아서는 100% 다 부담시키고 싶었지만
한 달 용돈 겨우 2만원인 녀석에게는 너무 가혹한(?) 처사 같아서~
맘씨 고운 아저씨 수선사 덕에 딱 맞은 크기로 줄인 교복을 입고
오늘도 녀석은 발걸음 가볍게 학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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