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아들녀석이 교복상의(마이)를 잃어버린 것이다.
보름쯤 됐나?
학교에서 문자메세지가 날아들었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진다고 하니 옷차림에 신경써서 동복을 입혀보내도 좋다는 메세지였다.
다음날 기온은 뚝 떨어져 입김이 나올 정도였고 마침 학교축제와 체육대회가 이틀 연이어 있던 때라
체육복, 교복을 모두 동복으로 입혀 보냈었다.
그런데 삼일째 아침 학교가는 녀석이 남방만 걸친 채 집을 나서는 것이었다.
"오늘도 추운데 마이는 왜 안입고 가?"
"...."
"추운데 왜 안입고 가냐구~!!"
목청을 높여 따졌더니 고개를 숙이며 녀석이 하는 말,
"마이가 없어졌어요..."
"뭐라고?? 대체 어디 뒀기에??"
"사물함에 넣어뒀는데 없어졌어요.."
정말 기가 찬 일이었다.
사물함에 넣어둔 교복이 없어지다니...
녀석의 이야기로는 그날 학교체육대회를 마치고선 춥지가 않아 마이를 사물함에 넣어두고 왔는데
다음날 가보니 없어져버렸다는 것이다.
명찰까지 달린 교복을 대체 누가 가져갔다는 말인지...
2학년도 아닌 3학년 졸업반 녀석에게 새 교복을 마련해 줄 수도 없는 일이라
"이제 어떡할래? 추워죽든 말든 엄마는 몰라, 얼른 찾아와!!" 하고 소리쳤다.
지금껏 아들의 교복은 찾지 못했다.
마침 학교에 지난해 졸업한 선배의 상의가 하나 남아있다며 가져오긴 했는데 얼마나 큰지 모른다.
아들은 55사이즈라면 그 교복은 88사이즈도 넘어 상의가 아니라 완전히 코트 수준이다.
수선집에 맡기라고 했더니 수선하는 아줌마가 차라리 사입는게 적게 든다고 했을 정도니...
엄마들에게 수소문도 해봤고 아나바다 시장에도 가봤지만 시즌이 아니라 교복은 찾을 수가 없었다.
하나쯤 남아있을 만도 한데 요즘은 다들 알뜰해선지 아나바다 시장에서도 교복이 인기란다.
지금까지는 날씨가 풀려서 남방만 입고 다녀도 괜찮았는데 오늘 내일 비가 오고나면 겨울날씨가
시작될 것이란 일기예보다.
교복을 새로 사줘야 하나, 아니면 그냥 입혀야 하나, 그도 아니면 집에 있는 재봉틀로 뜯어 고쳐보나,,,
갑자기 큰 고민거리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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