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어~"
아침을 차려놓고 아들을 불렀다.
"네~" 대답을 하는데도 방안에서 나오질 않는다.
등교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바쁜 아침시간에 대체 뭘 하느라 꾸물거리나?
방문을 열어보니 컴퓨터를 하고 앉았다.
"오늘 날씨 괜찮으니 밥이나 얼른 먹어."
아침이면 꼭 그 날의 날씨를 컴퓨터로 알아보는 것을 아는지라 미리 알려주었다.
그런데도 그냥 컴에 붙어있는 녀석.
수상하다 싶어 모니터 화면을 들여다봤더니 날씨가 아니라 게임이었다.
"야, 이녀석아, 시험날 아침에 뭐하는 짓이야!!"
책을 한 번 더 들여다봐도 시원찮을 시험날 아침에 게임이라니~~~~
당장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일단 참았다.
시험날 아침이니까.
괜히 건드렸다가 엄마때문에 시험을 망쳤느니 어쨌느니 말도 안되는 소리를 늘어놓을까봐 참아야 했다.
그런데 아침밥을 먹으러 나온 녀석이 포크를 찾아 들더니 다시 방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 포크를 자판기에 꽂아두고선 씩 웃으며 돌아서는 녀석.
세상에~
사행성 게임장에서 기계가 저절로 작동되도록 해놓는다더니 바로 그 짓이었다.
아들이 자리를 떠도 화면에선 게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기가 막혔다.
그래도 참았다.
시험날 아침이니까.
"너, 그만큼 자신있다 이거지? "
"공부 안해도 평균 80점은 돼요."
"야 이녀석아, 학원 다니는 과목 2개는 그렇다치고 나머지 과목은 대체 몇 점을 받았기에 평균이 80밖에 안되는게야!!"
이녀석, 어디 이번 시험 결과 나오면 두고보자.
학원도 끊어버리고 어제 사준 새옷도 압수해버릴거니까~!!!
참으로 치졸한 생각까지 들었다.
어떻게 하면 녀석에게 공부를 잘하게 하는 동기를 유발시킬 수 있을까?
그동안 여러 번 경품도 내걸어봤지만 허사였고 장래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허사였다.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되는데 무슨 뾰족한 방법이 없나...
엄마에게 당면한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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