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女子)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와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를 기억의 서랍에 차곡차곡 담아봅니다

별보다 더 반짝이는 그대

♡ 엄마(친정엄마)♡

시험날 아침에

bell-10 2006. 10. 2. 10:43

"밥 먹어~"

아침을 차려놓고 아들을 불렀다.

"네~" 대답을 하는데도 방안에서 나오질 않는다.

등교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바쁜 아침시간에 대체 뭘 하느라 꾸물거리나?

 

방문을 열어보니 컴퓨터를 하고 앉았다.

"오늘 날씨 괜찮으니 밥이나 얼른 먹어."

아침이면 꼭 그 날의 날씨를 컴퓨터로 알아보는 것을 아는지라 미리 알려주었다.

 

그런데도 그냥 컴에 붙어있는 녀석.

수상하다 싶어 모니터 화면을 들여다봤더니 날씨가 아니라 게임이었다.

"야, 이녀석아, 시험날 아침에 뭐하는 짓이야!!"

책을 한 번 더 들여다봐도 시원찮을 시험날 아침에 게임이라니~~~~

 

당장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일단 참았다.

시험날 아침이니까.

괜히 건드렸다가 엄마때문에 시험을 망쳤느니 어쨌느니 말도 안되는 소리를 늘어놓을까봐 참아야 했다.

 

그런데  아침밥을 먹으러 나온 녀석이 포크를 찾아 들더니 다시 방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 포크를 자판기에 꽂아두고선 씩 웃으며 돌아서는 녀석.

세상에~

사행성 게임장에서 기계가 저절로 작동되도록 해놓는다더니 바로 그 짓이었다.

아들이 자리를 떠도 화면에선 게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기가 막혔다.

그래도 참았다.

시험날 아침이니까.

 

"너, 그만큼 자신있다 이거지? "

"공부 안해도 평균 80점은 돼요."

"야 이녀석아, 학원 다니는 과목 2개는 그렇다치고 나머지 과목은 대체 몇 점을 받았기에 평균이 80밖에 안되는게야!!"

 

이녀석, 어디 이번 시험 결과 나오면 두고보자.

학원도 끊어버리고 어제 사준 새옷도 압수해버릴거니까~!!!

참으로 치졸한 생각까지 들었다.

 

어떻게 하면 녀석에게 공부를 잘하게 하는 동기를 유발시킬 수 있을까?

그동안 여러 번 경품도 내걸어봤지만 허사였고 장래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허사였다.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되는데 무슨 뾰족한 방법이 없나...

엄마에게 당면한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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