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女子)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와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를 기억의 서랍에 차곡차곡 담아봅니다

별보다 더 반짝이는 그대

♣女子의 이름으로♣

화재소식

bell-10 2006. 9. 27. 12:19

어제 오후 한창 일을 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아들녀석이다.

"왜?"

"학교 갔다왔다구요."

"오늘은 어쩐 일로 보고를 다하냐?"

"오늘 학교에서요~~~"하고 녀석이 말을 하려는데 사무실 전화가 울렸다.

"엄마가 나중에 전화할 게."

그래놓고선 볼일이 다 끝나고서도 아들녀석에게 전화거는 걸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때 옆자리 직원이 큰 소리로 말을 했다.

"실장님 동네에 지금 큰 불이 났대요!!"

"네에???"

인터넷 뉴스에 우리 동네에 큰 화재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떴던 것이다.

 

얼른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아들녀석이 생전 안하던 전화를 했던 이유가 바로 화재때문이었다.

녀석이 전하는 이야기는 이랬다.

 

공부를 하는데 바깥에서 웅웅거리는 큰소리가 들리더라는 것이다.

꼭 비행기가 하늘을 날 때 나는 소리 같았다고 한다.

그래서 밖을 내다보았더니 길 건너 전선에서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불이 났다는 것이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가 바로 화재현장 건너편이었고 우리가 사는 동네 역시 근처였다.

뉴스를 듣고 친정엄마가 놀라서 전화를 하셨고 집 나간 딸들과 다른 이들이 멀리서 전화를 해왔다.

정작 이곳에 사는 우리는 어디쯤인지 알아서 큰 걱정을 안했는데 뉴스만 듣고서

지명이 같다 싶으니까 전화를 한 것이다.

 

화재의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이번 화재와 같이 고압전선에 의한 화재는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도 막을 길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압전선이 지나가는 곳이 사람들이 많이 모여사는 곳이 아니라서

인명피해가 적었다고.

 

오늘 아침엔 수도물이 나오지 않았다.

화재난 곳이 정수장이라서 그런가..

남편이 길어다 준 물로 밥만 겨우 해먹고 세수만 했다.

설마 저녁까지 이러진 않겠지.

 

이번 피해로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잃으신 분 들께는 심심한 위로를 보내면서도

어제 아들녀석이 한 이야기가 자꾸만 생각이 난다.

"엄마, 점심먹고 난 뒤에 불나서 정말 다행이지 뭐예요. 전기가 안들어와서 까딱했으면

점심도 굶을뻔 했다니까요. 아~ 아니다, 단축수업했겠구나~"

'으이구~~ 저런 철없는 녀석, 자기네 학교 학생집이 이번 화재를 당했으면 어쩌려구, 쯧쯧..'

 

이 글은 점심시간에 올렸는데 오후 3시가 넘은 지금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문자메세지가 날아왔다.

이번 화재로 인한 단수로 내일 오전 수업만 한다고.

그럼 저녁에도 물이 안나온다는 소린가?

큰일났다!!!!!

 

 

 

-순간적으로 번지는 화재-

 

 

 

 

 

-이사오기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바라 본 화재현장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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