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女子)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와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를 기억의 서랍에 차곡차곡 담아봅니다

별보다 더 반짝이는 그대

♣女子의 이름으로♣

쓰레기에 대하여

bell-10 2001. 8. 12. 08:18
쓰레기 대란.
어느 해인가 매립장이 있는 곳에서 쓰레기를 받는다, 만다 해서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거라 했고 실제 일어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집집마다 골목마다 치워가지 않은 쓰레기가 산처럼 쌓였었다.

어찌어찌 문제가 해결되어 지금은 그런 불편 없이 살아가고는 있지만
각 시.군에서 제각각 따로 쓰레기 매립장이나 소각장을 건설하지 않는 이상
쓰레기 문제는 언제나 우리 몸에 도사리고 있는 세균 꼴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자의 할 일은
결국 분리수거를 통한 쓰레기 줄이기뿐이 아닐까 한다.

각 지자체마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값이 다르다.
값이 비교적 싼 곳도 있고 비싼 곳도 있다는 소리만 들었는데
지금 나가고 있는 회사가 있는 수원은 정말 비쌌다.
20ℓ봉투 한 장 값이 천원이나 한다.

지역신문에서 수원의 종량제 봉투 값이 비싸다 어쩌다 하는 걸 보기는 했지만
막상 봉투를 내 손으로 사보니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내가 사는 곳의 곱절에 가까운 가격이었다.

흔히 사무실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거의가 종이류이다.
문서를 작성하다가 잘못되면 손으로 구겨 쓰레기통에 무심코 버리게 된다.
아무튼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가 휴지통에 쌓이게 되고 다시 종량제 봉투를 가득 채운다.

가정에서 분리수거를 해보면 정말 봉투 값이 절약됨을 알 수 있다.
음식물은 따로 수거통에 갖다버리니 종이류, 플라스틱류, 깡통류,,,를 분리해서 모으면
우리 집 같은 경우는 20ℓ도 아닌 10ℓ짜리 봉투 20장이면 일년이상을 버틸 수 있다.
물론 봉투를 꼭꼭 밟아 실속(?)을 채우는 조건으로.

다 채워진 봉투를 쓰레기 수거장에 갖다버리러 가보면 나 같은 짠순이 주부들도 많지만
어떤 집에서는 실속을 채우지 않은 헐렁한 봉투를 더러 버렸음을 보기도 한다.
그때마다 길가에 버려진 돈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출근해서 맨 처음 한 일이 종이류를 따로 모으는 일이었다,
커다란 종이상자를 하나 구해서 신문에 끼워오는 전단지며
버려지는 서류를 작은 조각까지 모아보았다.
할머니 한 분이 정기적으로 신문을 수거해 가시기는 했지만
이런 하찮은 종이까지는 가져가실 것 같지 않아
다 모은 후 4층에서 1층까지 내가는 일이 좀은 걱정스러웠다.

두달 정도 모으니 상자가 거의 다 차게되었고
이걸 어쩌나 하고 있던 차에 신문 수거하시는 할머니가 오셨다.
이런 것도 가져가시느냐고 조심스럽게 여쭈니 "그럼!"하시면서 반색을 하셨다.
"이렇게 종이를 따로 모으면 쓰레기 봉투도 훨씬 덜 들 거야"하시는 게
내마음을 들여다보신 것처럼 말씀하셨다.

분리수거를 하다보니 지난 두달동안 쓰레기 봉투는 한 장도 채우지 못했다.
사무실 한쪽 구석에 놓여있는 헐렁한 쓰레기봉투.
그 봉투를 볼 때마다 흐뭇한 내 마음을 사장친구는 알기나 할까?

얼마전 신문지상에 자주 등장한 사진을 보노라면 보통 큰일이 아니다.
휴가철을 맞이한 행락객들이 산이고 강이고 바다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쓰레기를 버린단다.
버리고 간 피서지의 쓰레기 처리비용만도 백억 대를 훨씬 넘는다고 하니
쓰레기를 치우려고 중소기업 몇십 개를 팔아치우는 꼴이다.

천혜의 자연이라던 동강이 래프팅 장소로 각광을 받더니
결국은 청정 1급수에서 2급수로 전락하고 말았단다.
모험을 즐기러 왔으면 스릴만 만끽하고 갈 것이지
강변에 텐트를 쳐놓고 밤새 소주다 뭐다 해가며 먹고 마시고....

아침이면 널브러진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
자신의 즐거움 뒤에는 다른 사람들의 수고와 땀과 눈물이 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곳이 내집이라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쓰레기 처리비용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더큰 문제는 바로 후손들에게 물려줄 삼천리 금수강산이 쓰레기 강산이 되어가고 있음이다.
(따져서 말을 하자면 일천오백리다. 북쪽의 일천오백리는 아직은 잘 보존되어 있을 테니)

"쓰레기도 자원이라니 우리 모두 분리수거로 비용도 절감하고 환경도 보호합시다~~~~"
어째 이야기가 거국적으로 빠졌다.
너나 잘해라, 이 아줌마야!


'♣女子의 이름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장난 컴퓨터  (0) 2001.09.10
일석이조  (0) 2001.08.25
김 대 리  (0) 2001.07.22
드디어 직업전선에 뛰어들다  (0) 2001.06.17
러브체인의 꽃  (0) 2001.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