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女子)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와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를 기억의 서랍에 차곡차곡 담아봅니다

별보다 더 반짝이는 그대

♡ 또 다른이름... ♡

산자와 죽은자

bell-10 2004. 5. 15. 00:03

5월14일.

남들은 로즈데이라며 정열의 꽃 장미를 주고 받는 날.

 

하지만 내겐 가슴아픈 기억의 날이다.

23년전 오늘 동생을 하나 잃어버렸다.

 

동생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자숙해야 할 날인데

예정된 저녁 모임에 나가 영화까지 봤다.

 

나의 아픔으로 다른 사람의 기분까지 우울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핑계같잖은 핑계로 아픈 기억을 잠시 지우고 싶었을까?

 

엄마가 성당에서 동생 생각에 가슴으로 우셨을 그 시간에

못난 딸, 나쁜 누나인 나는 영화관에서 킬킬거렸다.

 

산자와 죽은자의 차이.

1촌과 2촌의 차이.

'한다리가 천리'라는 말이 나를 두고 하는 말이겠지.

 

동생이 아닌 자식이었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안해, 종식아..

얼마나 오랜만에 불러보는 이름인지..

미안해,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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