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4일.
남들은 로즈데이라며 정열의 꽃 장미를 주고 받는 날.
하지만 내겐 가슴아픈 기억의 날이다.
23년전 오늘 동생을 하나 잃어버렸다.
동생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자숙해야 할 날인데
예정된 저녁 모임에 나가 영화까지 봤다.
나의 아픔으로 다른 사람의 기분까지 우울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핑계같잖은 핑계로 아픈 기억을 잠시 지우고 싶었을까?
엄마가 성당에서 동생 생각에 가슴으로 우셨을 그 시간에
못난 딸, 나쁜 누나인 나는 영화관에서 킬킬거렸다.
산자와 죽은자의 차이.
1촌과 2촌의 차이.
'한다리가 천리'라는 말이 나를 두고 하는 말이겠지.
동생이 아닌 자식이었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안해, 종식아..
얼마나 오랜만에 불러보는 이름인지..
미안해,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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