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女子)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와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를 기억의 서랍에 차곡차곡 담아봅니다

별보다 더 반짝이는 그대

♣女子의 이름으로♣

여 성 시 대

bell-10 2001. 1. 18. 16:42
11월 중순 어느 날 MBC 방송국에서
'여성시대' 책자가 한 권 배달되었습니다.
그 책을 보는 순간
'아참, 내가 방송국 게시판에 글을 올렸었지' 하는 생각이 나더군요.
다름 아닌 제 칼럼48호 글(관광버스 속에서)을
재미 삼아 MBC방송국 여성시대 게시판에 올렸었답니다.

혹시나 그 글이 실려있나 해서 끝까지 읽어보았지만 불행히도 없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이 나이에 인터넷을 이용해 글을 올린 정성이 갸륵해
책이나 한 권 보내줬나 보다'하고는 지나쳐버렸습니다.

그런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여성시대에서 카세트테이프 하나가 배달되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11월8일이라는 날짜가 적혀 있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어 일단 테이프를 틀어보았습니다.
앞면이 다 돌아가도 제 이야기는 없었고 다시 뒷면을 돌려 듣고 있는데
갑자기 양희은씨가 '관광'이라는 말을 하지 뭡니까!

그래서 볼륨을 좀더 올리고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바로 제 사연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제 글을 게시판에 올린 지 한참 지난 11월8일에야 방송이 되었더군요.
생방송으로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기분이 좋았습니다.
형편없는 글인데도 시의 적절한 소재의 글이었는지 방송이 된 것입니다.

그후 집에 찾아오는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더니 한 친구가
" 얘, 방송타면 선물도 많이 받는다던데 선물은 안 왔냐?"고 묻더군요.
테이프를 받은 지도 한참 지난 때라
"선물은 없나봐, 방송을 탄 것만도 어딘데..."하고 아쉬움을 접었습니다.

그런데 또 며칠이 지난 11월 25일 조그만 소포가 하나 왔습니다.
70년대 추억의 노래들이 수록된 CD 한 장과 칼 선물세트.
방송국에서 보낸 것이 아니라 협찬사에서 직접 보냈더군요.
기쁨이 두 배로 커진 듯 했습니다.

그리고 또 오늘 저녁 경비실에서 등기가 왔다길래 작은딸이 내려갔다 오더니
엄마꺼라면서 편지를 한 통 건네주었답니다.
혹시나 하면서 개봉을 했는데 뜻밖에도 도서생활권이라는 처음 보는 상품권이
다섯 장이나 들어있었어요. 그것도 만원짜리로.

이것 역시 여성시대라는 글자가 겉봉에 새겨져 있었어요.
정말 기분이 좋더군요.
아마 돈에 약한 제 본모습 때문인가 봅니다.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 다시 한번 방송테이프를 첨부터 들어봤습니다.
한 달도 훨씬 지난 지금도 무언가 배달이 된다면
혹시 앞으로 또? 하는 얌체 같은 마음에요.

세상에나.... 앞으로도 올 것이 또 있는 것 같네요.
한꺼번에 다 보내주었더라면 한번만 기쁘고 말았을 일을
이렇게 여러 번에 걸쳐 기분 좋게 만들어 주다니.....
정말 새로운 경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떤 이는 방송국에 글 보내는 일을 전문으로 해서
집안에 있는 가전제품은 모두 상품으로 받았다고도 하던데
저도 그쪽으로 나가볼까 생각 중이랍니다.

호호... 어쩐지 요즘 제 머리가 많이도 빠진다 했더니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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