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4월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으니 벌써 2년하고도 8개월동안 잔거를 탔다.
그런데 그동안 벌써 두 대의 자전거를 잃어버렸다. 바로 도둑을 맞은 것이다.
처음 자전거를 시작하면서 내재산목록 1호라 명명할 만큼 애지중지했던 하얀 자전거도
나한테는 거금인 이십만 원이 넘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물쇠도 아주 무겁고 두꺼운, 작은 하얀 자전거와는 어울리지도 않는 것으로
장만해서 잘 타고 다니다가 작년 여름 어느날 사무실 앞에서 잃어버렸다.
당시 얼마나 놀라고 상심이 되었는지... 오십넘은 나이에도 울고 싶었었다.
잔거를 찾겠다고 쉬는 날마다 자전거 보관대는 물론 근처 아파트 안도 다 뒤지고 다녔지만
끝끝내 찾지를 못하고 포기하는데 석달이 걸렸다.
하지만 그때는 내 잘못이 컸다.
열쇠를 사용해야 하는 자물쇠였는데 그만 열쇠를 꽂아둔 채 하루종일 잊어버렸던 것이다.
자전거를 잃어버리고는 아들이 타고 다니던 헌 자전거로 다녔다.
그러던 중 함께 자전거를 타던 친구가 더 좋은 자전거로 바꾼다면서 타고 다니던 자전거를
나한테 물려준 것이 지난 5월이었다.
나보다 훨씬 안타기도 했지만 자전거에도 이름을 붙여 애지중지 닦고 기름치고 한 터라
새로 산 자전거 못잖게 좋은 빨간자전거였다.
또 그 자전거는 번호키라 저번처럼 열쇠를 꽂아두고 잊을 염려도 없어 정말 잘 타고 다녔다.
6개월 정도 타고 난 지난 11월 중순쯤.
아침에 출근하려고 나가보니 자전거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자물쇠까지 없어진 것을 보니 누군가 번호를 알아내고 통째로 가져가 버린 것이었다.
그렇잖아도 그 며칠전인가 누군가 번호를 돌린 흔적을 발견하긴 했지만
5자리나 되는 번호를 맞출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더구나 친구가 준 선물이기도 한 자전거라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엎질러 진 물인것을.
그 사실을 안 친구도 "너와의 인연이 거기까지인 가보다"라며 잊어버리라고 해줘서
얼마나 미안하고 고마웠는지 모른다.
그래도 오며가며 빨간색 자전거만 보면 한번 더 쳐다보게 된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힐 일은 자전거를 통째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악세사리를 떼가기도 하고, 안장만 뽑아가기도 하는 것이다.
첫번째 하얀자전거도 벨이나 전조등 후미등을 여러번 도둑 맞았고
어느날인가는 안장까지 뽑아간 적도 있었다.
그때의 황당함이란.
오늘 점심먹고 사무실 근처를 한바퀴 도는데 자전거 보관대에 잘 묶여진 자전거가
안장이 뽑힌 것도 있고 아예 뒤바퀴를 떼어간 것도 있었다.
자물쇠가 그대로 채어진 것을 보면 헌 자전거를 매어둔 건 분명 아닐 터.
도대체 누가 왜 이런 짓을 한단 말인가.
잠시 잊고 있었던 내 잃어버린 자전거가 어디서 이런 몰골로 묶여있지는 않을지
마음이 아프다.
부탁드리건데, 자전거에게 제발 이런 짓 말아주세요!!
-안장 뽑힌 자전거-
-뒷바퀴까지 통째 없어진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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