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女子)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와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를 기억의 서랍에 차곡차곡 담아봅니다

별보다 더 반짝이는 그대

♡ 자전거 사랑... ♡

자. 하. 랑

bell-10 2008. 11. 15. 12:32

 

 

 

 내겐 참으로 사랑스럽고 자랑스런 친구들이 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만난다.

신나면 사흘에 한번씩도 만나는 그런 친구들이다.

게다가 여고동창들이다.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학교와 직장까지 다녔던 내가

결혼과 동시 남편따라 이곳 안양에 자리잡은 지도 어언 27년 째.

꽃다운 청춘 스물여덟에 고향을 떠나와 반백이 되었으니 여기가 제2의 고향인 셈이다.

 

처음엔 낯설고 말설은 이곳 안양에 정을 붙이기 어려웠다.

지금에야 사투리 쓰는 MC가 인기일 정도로 아무렇지 않지만

그때는 가게에 물건을 하나 사러가도 말투가 조심되었다.

자연 이웃과 왕래도 없었고 남편 출근시키고 나면 종일 심심한 시절이었다.

 

그러다 아이가 생기고 아이때문에 이웃들을 알게 되고

세아이를 둔 덕에 지금은 누구보다 마당발(?)이 되어 있지만.

 

어쩌다 비슷한 말투의 동향인을 만나면 참 반가웠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지만 고향이 같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투리로 인한 동병상련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웃을 수도 있었다.

 

그러던 중 최근에야 여고동창을 만나게 되었다.

하나, 둘, 셋,,, 지금은 모두 여섯이다.

그 여섯명이 모두 함께 일요일마다 자전거를 같이 탄다.

자전거를 전혀 못타던 친구도 오십이 넘은 지금 배워서 같이 탄다.

 

한여름, 한겨울만 빼놓고 안양천변 자전거도로를 달리며 우리만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그리고 지금 우린 한가지 더 함께 하고 있다.

바로 하모니카.

 

한 친구의 권유로 일년전쯤 하모니카를 처음 배웠다.

도레미파도 불기 어려웠던 우리가 이젠 제법 화음을 내며 합주까지 한다.

배낭속에 넣을 수 있어 자전거를 타고가다 어디서든 멈춰서 불 수 있다.

나이들면 부는 악기 하나쯤 다루는 게 장수의 비결이라고도 한다.

 

연주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직접 들어보기도 하는데

제법 들어줄 만하다고 우리끼리 자화자찬 중이다.

 

자전거와 하모니카를 사랑하는 우리 모임의 이름이 '자하랑'이다.

자전거와 하모니카를 사랑하는 친구들이라는 뜻을 담았다.

일행중에는 대학교수도 있고 제법 직급이 높은 공무원도 있고

사장님도 있고 나같은 직장인도 있고 현모양처도 있다.

 

일요일 가족과 함께 할 시간에 나간다고 투덜대던 식구들도

어쩌다 빠지는 일요일엔 왜 안나가느냐고 되물을 정도다.

건전하게 건강을 다지는 아내, 엄마만의 시간을 인정해주는 식구들이 고맙다.

 

만나면 즐겁고 안보면 보고싶은 내친구들. 

자전거와 하모니카를 사랑하는 소박한 내친구들.

"참말로 많이많이 사랑한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