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女子)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와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를 기억의 서랍에 차곡차곡 담아봅니다

별보다 더 반짝이는 그대

♡ 자전거 사랑... ♡

개천절 기념 자전거하이킹

bell-10 2006. 10. 3. 18:57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시원한 그늘 아래 옹기종기~"

 

 

여고 졸업한 지도 어언 삼십삼 년째.

굴러가던 낙엽만 봐도 호호호 웃던 그 꿈많던 십대 소녀들.

지금은 전국, 아니 세계로 흩어져 제각각의 삶을 살아갈고 있을 터.

 

내가 살고있는 안양땅에도 동창들이 여럿 있는데 그 중 나를 포함한 네 명이 자전거에 입문했다.

물론 나의 강추로!!

 

지난 4월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내가 두 달에 한번 만나는 동창들 모임에 나가기만 하면

자전거 이야기를 꺼냈지만 다들 "지금 나이에 뼈 부러뜨릴 일 있냐"며 시큰둥했었다.

그러다가 지난 여름 미국 교환교수로 갔던 친구 하나가 귀국해서 모임에 다시 나왔었는데

자전거 이야기에 상당한 관심을 표하면서 자기도 배우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 친구는 공부면 공부, 예능이면 예능, 못 하는게 없는 친군지 진작에 알았지만

이렇게 운동까지 열심히 하려고 하다니.. 역시 팔방미인이 틀림없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여자들이 감히 상상도 못할 유도까지 배우고 있다는 친구.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공부하는 열심으로 매사 도전정신이 투철한 친구였던 것이다.

 

그 친구 덕에 두 명이 더 가세하여 나까지 네 명이 자전거 아줌마부대에 입문했다.

모여서 배우기도 하고 제각각 달밤에 체조도 하다가 오늘 개천절을 기하여

드디어 안양천변 자전거도로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오전 10시 비산대교 아래서 모인 우리 넷.

그동안 자전거 배운 이야기꽃부터 피웠다.

바지를 걷어 여기저기 시퍼렇게 멍든 자국을 보여주며 호호깔깔 거리는 친구들.

오십 두살의 나이가 아니라 여고시절 그모습 그대로였다.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는 안양천변 자전거도로를 줄지어 달리며 우리 넷은 마냥 행복했다.

비록 짧은 구간만 왕복한 초보들이었지만 가다가 다리 아프면 아무 곳에나 주저앉아

친구가 준비해 온 찐고구마, 사과, 배 등을 나눠먹었고 코스모스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그동안 학교운동장을 벗어나 본 적이 없다는 친구 한 명도 오늘의 하이킹으로 자신감을 얻었고

우리 넷은 오늘을 기회로 정기적인 자전거하이킹을 약속했다.

그동안 가족들 뒷치닥거리로 혼자만의 바깥나들이는 생각도 않고 살았던 현모양처 친구들이

자전거 늦바람이 들어도 단단히 들게 생겼다.

 

건강을 위한 건전한 늦바람에 더많은 친구들이 동참하기를 바라며 보낸 뜻깊은 개천절.

하늘이 열려 나라가 세워졌듯 우리의 건강을 위한 새로운 문이 열린 날이다.

랄랄라~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건강한 몸을 가꿔나갈 여고동창 자전거부대를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