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女子)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와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를 기억의 서랍에 차곡차곡 담아봅니다

별보다 더 반짝이는 그대

♡ 엄마(친정엄마)♡

칭찬이 명약

bell-10 2004. 6. 21. 16:32

퇴근이 조금 늦어 바쁘게 저녁준비를 하는데
거실에 있던 조카딸이 갑자기 생각난 듯 말을 했다.

 

"큰 엄마, 규동이 선생님 전화 왔었어요."
"어느 선생님?"
"학교 담임선생님이라 하시던 데요."

 

아니, 이건 또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그날은 막둥이 녀석이 학교에서 영화구경을 간다고
아침에 만원을 받아서 나간 날이었다.

 

"전화가 언제 왔니?"
"오전 에요."
"그럼 바로 큰 엄마한테 연락하지 그랬니."

 

분명 오전수업 마치고 나서 극장을 간다고 했는데
아예 아침부터 땡땡이를 친 걸까??

 

아무튼 이 녀석이 무슨 사고를 친 게 아니면
담임선생님이 집으로 전화를 할 일이 없을 터.
검도장에 가고 없는 녀석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학기초에 선생님이 학부모 앞으로 인사장을 보내셨고
거기에 휴대폰번호가 적혀있었던 기억이 났다.

 

아직 한번 뵙지도 않은 선생님인데 이런 일로 전화를 드리자니
발신음이 울리는 동안 얼마나 미안스럽고 긴장이 되던지,,,

 

선생님과 통화를 해보니 다행히 사고는 아니었다.
다음달에 있을 학기말 고사 시험감독을 엄마들이 하는데
해줄 수 있는지 알아보는 전화였다고 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아이가 무슨 말썽을 피웠나해서 걱정했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규동이가 학교에서 얼마나 잘하고 있는데요."

 

비록 인사치레 말씀일지라도 선생님의 한마디에 기분이 좋아져 

"감사합니다, 수고많으십니다,," 전화기에 대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잠시나마 아들녀석을 의심했던 일이 미안스러워
검도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온 녀석에게 한마디했다.
"어이~ 한규동, 선생님이 칭찬 많이 해주시던데~~~~~"
 
더워서 벌개진 얼굴이 더욱 벌개지며 씩 웃는 녀석.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칭찬은 명약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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