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女子)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와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를 기억의 서랍에 차곡차곡 담아봅니다

별보다 더 반짝이는 그대

♣女子의 이름으로♣

친환경수세미

bell-10 2008. 7. 26. 14:47

작년 봄인가?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큰아이 친구엄마가 고객들 사은품이라며 털실로 짠 받침대 비슷한 물건을 하나 주며 하는 말이,

"이거 수세민데 사용해보면 너무너무 신기해요. 세제없이 물만 묻혀도 그릇이 닦이고 싱크대도 문지르면 반짝반짝 윤이 나요!" 

함께 있는 엄마들이 이구동성으로 "에이, 설마~~~"했다.

그런데 그엄마는 아니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수세미의 효용에 대해 이야기했다.

 

집에 오자마자 실험(?)을 시작했다. 

그런데 진짜였다.

세제를 묻히지 않았는데 기름기가 닦이고 싱크대의 더러움도 닦였다.

물론 철수세미나 유명수세미 회사의 초록수세미 만큼은 아니라 할지라도 제법 잘 닦였다.

세제를 쓰지않아도 되니 손건강은 물론이고 수질오염방지에도 일조를 할 것 같았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세상에~~~ '친환경수세미'는 이미 세상이 다아는 이야기였다.

나만, 아니 그자리에 모인 나머지 사람들만 몰랐던 것이었다.

색색의 털실로 갖가지 모양의 수세미를 짜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친환경수세미의 원리는 석유에서 뽑는 실인 아크릴사가 기름성분과는 천생연분이고 물과는 원수지간이라 기름기는 녹이고 물기는 내뱉는다는 것. 

에지간한 기름기는 바로 닦이고 기름기가 많은 그릇은 휴지로 한번 제거한 뒤 수세미를 이용해서 닦으면 된다.

몇번 사용한 뒤 기름기를  머금은 수세미만 세제로 빨면 되고 가끔 햇볕에 널어주면 거의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단다.

 

그 뒤로 친환경수세미 마니아가 된 나는 직접 실을 사서 짜서 썼다.

처음엔 낱개로 포장된 실을 한두개 사서 짜서 시댁식구, 친정식구들에게 선물했더니 다들 좋아라 했다.

내친김에 동대문시장까지 나가서 싼값에 실을 사와서는 자투리시간을 이용해서 수세미를 짰다.

한 개 두 개가 열 개 스무 개가 되고 지금까지 짠 수세미 숫자만도 몇백 개가 넘는다.

 

적은 재료비에 내 수고를 조금 곁들여서 여러사람을 즐겁게 해줄 수 있으니 자기만족에다 수질오염방지란 못말릴 애국심까지 슬며시 생겨나더니 급기야는 처음에 내게 수세미를 선물해주었던 당사자에게 주문까지 받아냈다.

예쁜 딸기모양 수세미를 고안해낸 덕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