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子의 이름으로♣
학의천 풍경
bell-10
2004. 6. 5. 18:28
'귀찮은데 나가지 말까?'
'그래도 마음먹은건데,,,'
잠시 갈등을 겪다가 벌떡 일어섰다.
토요일 오전8시.
우리집 두남자(남편과 막둥이)는 이미 회사로, 학교로 나갔고
두여자(큰딸과 조카딸)는 아직도 꿈나라를 헤매는 시간이다.
옷을 갈아입었다.
반바지, 긴팔셔츠, 운동화, 선캡.
아참, 장갑도 빠뜨리지 말아야지.
아파트 후문을 나서면 바로 안양천 지류인 학의천이다.
수년전만 해도 악취가 심해 사람들이 외면하던 곳인데
이젠 물고기가 헤엄치고 철새가 날아들 정도로 깨끗해졌다.
아이들이 고기잡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된 학의천.
잘 정비된 자주빛 자전거도로를 따라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등교중인 인근 초등학교 꼬맹이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직장인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 아저씨 아줌마들도 바쁜 걸음을 재촉한다.
그 사이로 운동복 차림인 사람들이 더러 많다.
이 길의 원래 용도대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인라인스케이트로 씽씽 달리는 사람들도 있다.
나처럼 열심히 걷기만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조깅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왕복 4.5키로를 걸었다.
더운 날씨였지만 땀이 별로 나지 않을 정도의 산책에 가까운 운동.
군데군데 설치된 발지압장에서 맨발로 자갈밭을 걷기도 하고
이름모를 들꽃과 들풀 사이를 날아다니는 나비도 구경했다.
모처럼 건강을 다져본 토요일 아침시간.
이제 매주 토요일 아침은 나홀로 학의천변 걷기로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