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子의 이름으로♣
새 식 구
bell-10
2004. 3. 17. 13:42
시보모님을 모시고 사는 동서의 큰딸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을 하였다.
대학 진학 문제만큼 민감한 사안이 없어선 지 한 식구인데도
어디 대학을 지원했는지 결과가 어떤지 물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더구나 조카딸은 재수를 한 탓에 더더욱 먼저 물어보지 못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세군데 모두 서울로 지망을 했었고
합격이 되면 기숙사로 들여보낼 생각이었노라고 동서가 말했다.
다른 집도 아닌 큰집이 가까이 있는데 기숙사니 하숙이니 하는 건 말도 안 된다,
밥하고 빨래만 해주면 지가 다 알아서 할 건데 신경 쓸 일이 뭐냐,
집이 좁아도 데리고 있겠다고 했더니 미안해서 먼저 말도 못 꺼냈다는 동서.
시집와서 맏이대신 부모님 모시고 산 세월이 얼만데,,
그동안 동서에게 늘 미안했던 마음을 이 기회에 조금이라도 덜 수 있으니
오히려 내겐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더더욱 작은딸이 지방대로 가게 되어 집 좁은 걱정도 덜었으니
하늘이 도우신 게 분명했다.
그래서 딸 하나 떠나보낸 빈자리에 새식구가 들어와 우리 집은 여전히 다섯 식구다.
어쩌다 작은딸이 오는 주말이면 식구가 여섯으로 늘어나 집안이 그득하다.
주위 사람들이 말했었다.
아무래도 신경이 많이 쓰일 거라고.
나도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그동안 고생한 동서를 생각하면
이 정도 일은 일도 아니다.
학교 다닐 4년만이 아니라 결혼 전까지는 데리고 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