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되어서도 역시나
중학생이 된 우리 아들.
중학생이 되었으니 초등생 시절보다는 나아지겠지..했는데
역시나 우리 아들다운 사건이 발생했다.
어제(3월2일) 입학식날.
작은딸과 막둥이가 같은 날 입학을 하게 됐다.
집떠나는 딸의 살림살이를 챙길 겸 입학식에 가보려 했지만
며칠 전부터 성화를 부리는 아들녀석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누나 졸업식은 가고 자기 졸업식은 안 왔으니
입학식에는 꼭 와야한다는 아들 때문에 결국 지아빠는 딸의 입학식에,
나는 아들의 입학식에 가기로 합의를 봤다.
입학식은 오전 10시.
엄마와 함께 간다며 늦장을 부리는 아들을 쳐다보면서도
처음엔 별 생각을 못했는데 갑자기 '혹시?'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규동아, 부모님보다 학생들이 먼저 가야 되는 거 아니니?"
"아니! 엄마랑 같이 가면 돼요."
"이상하다, 미리 연습도 해볼텐데....학교에서 내준 안내장 다시 읽어봐."
"어? 그 옆에 9시라고 써있었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아들.
그때 시간이 9시30분.
부랴부랴 아이를 태우고 갔다.
바쁜 마음에 교문 앞에서 급히 회전하느라 인도 턱에 바퀴가 닿았다.
교문을 들어서는데 차가 기우뚱거리는 느낌이 들어
아이를 올려보내고 내려보니 앞바퀴가 완전히 주저앉은 것이다.
펑크라면 때워 쓸 수도 있는데 아예 찢겨져버린 타이어.
거금 5만원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애니카 서비스를 불러놓고 입학식을 하는 강당으로 올라가 보니
쬐끄만 녀석이 맨 뒷자리에 서있는 것이 보였다.
자기반 줄은 제대로 찾아갔는지 모를 일이었다.
입학식 날부터 전교 꼴찌로 등교한 우리 아들.
그뿐이라면 얼마나 다행일까.
하지만 다음날인 오늘 첫 등교일.
또 사고(?)를 친 것이다.
아침에 책가방을 짊어지고 현관문을 나서는 아들에게
시간이 없어 못 사준 체육복 이야기를 하게 됐다.
"규동아, 체육은 언제 들었니?"
"내일, 수요일요."
"내일? 오늘이 수요일이잖아."
3월1일이 휴일이다 보니 일요일로 착각을 하고선
입학식은 월요일, 오늘은 화요일이라고 책가방을 싼 것이었다.
그래서 또다시 허둥대며 가방을 새로 싸서 갔다.
그 와중에 빠뜨린 과목은 없는지 모를 일이다.
앞으로도 기대이상으로 맹활약(?)을 할 우리 아들.
어찌하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