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내......... ♡
경제 한파 속에서
bell-10
2001. 1. 4. 00:28
또 한 해가 시작되었다.
지난해보다는 모든 면에 있어 조금이라도 나은 해가 되기를 바래어 본다.
하지만 "살기가 무척 힘들어졌다."
나뿐이 아니라 가까운 이들이 모이면 한결같이 입을 모으는 소리다.
물가는 나날이 오르는데 봉급은 동결되었든지 아님 오히려 삭감되었으니
몸으로 느끼는 경제지표는 곤두박질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그래도 아직까지 직장이라는 곳을 다니는 봉급쟁이들은
약속된 날짜에 월급이라도 받아보지만
우리처럼 조그맣게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돈 가뭄에 시달린다.
지난 IMF때는 모두들 그래도 그 동안 해둔 저축이라도 야금야금 꺼내 쓸 수 있었지만
3,4년이 지난 지금은 그나마도 동이 난 실정이다.
정말 올해가 더 큰일이라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우리 집도 예외가 아니다.
수입은 줄어들고 이제 대학생까지 생겨날 예정이니
지출이 훨씬 늘어날 건 뻔한 일인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나마 적은 수입을 가지고 요모조모 아껴 쓰려고 안간힘이다.
요즘 우리 집 식탁 위에는 반찬 수보다 밥그릇 수가 더 많다.
전에도 진수성찬은 아니었지만 급기야 어제저녁은
김치찌개 달랑 한 냄비만 올려졌다.
평소 같으면 반찬 없을 때 서민들이 부담 없이 즐겨 찾는
콩나물이나 두부라도 조리를 했을 터인데
날씨도 추워 아파트내 슈퍼에도 가기 싫은 게으름 덕에
드디어 찌개하나로 때웠다.
김치찌개가 아닐 때에는 김치라도 한가지 더 내놓을 수 있었는데
그나마 김치찌개이다 보니 김치는 올릴 필요조차 없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축산농가들에겐 미안한 소리지만 돼지고기 값이 많이 내린 일이다.
가까운 시장에서 한 근에 900원 주고 다섯 근을 사다 놓은 게 있어
김치찌개에 돼지고기를 많이 썰어 넣었더니 제법 맛이 있었다.
영문도 모르는 아이들은 "와, 맛있다"를 연발하며 밥 한 그릇씩 뚝딱 해치웠다.
남편 역시 반찬 투정이 없는 사람이라
평소에도 반찬 만들기에 고심을 하지 않고 살아왔지만
어쩐지 많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행여 자기 수입이 줄어든 탓이라 마음 아파하지나 않을까.....
우리 아이들은 귤을 무척 좋아한다.
사과 같은 과일은 도구를 써서 껍질을 벗겨야해서인지
냉장고 속에서 시들어 가고 있는데
귤은 껍질이 수북히 쌓일 때까지 질리지 않고 먹어댄다.
어느 핸가 귤 한 상자를 사흘도 안돼 다 비우더니
딸 둘의 손바닥 발바닥까지 노래지기도 했다.
그렇게 잘 먹는 귤을 요즘은 가끔 한 봉지씩 사다놓고서는
아이들에게 '하루 한 개만!'이라며 노래를 한다.
'귤 한 개에 일일 비타민C 섭취량이 다 들어 있단다'는 그럴싸한 명분을 앞세우며.
하지만 애들은 이 에미의 깊은(?) 뜻도 모르고 쌀독에 쥐 드나들 듯
귤이 든 냉장고 문을 쉴새없이 여닫는다.
방학이고 날도 추우니 종일 집안에만 있는 세 아이들은
입이 심심하다며 수시로 먹을 걸 찾는다.
대형슈퍼에 가서 제일 할인폭이 큰 과자를 골라서 제법 사둔다 싶어도
며칠 가지 않으면 뚝딱 없어지고
막내까지도 혼자서 계란후라이를 해먹을 정도니
라면에라도 넣으려고 계란을 찾다보면 언제 다 먹었는지 없을 때가 많다.
예전에 우리의 엄마들이 '아이들이 없는 걸 기가 차게 더 잘 안다,
있을 때는 안 먹다가도 없으면 더 찾으니...'하시곤 했던 기억이 난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오늘은 큰맘먹고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귤이라도 한 상자 사야겠다.
새해 들어 시작된 날씨 한파보다도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르는 경제한파를 어떻게 이겨야할 지 암담하다.
복권이라도 한 장 사 볼까.....
그래도 나는 따뜻한 집안에 앉아서라도 걱정을 하는데
이 겨울 집도 가족도 없이 떨고 지낼 사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TV프로를 보노라면 정말 어려운 이웃들의 이야기가 맘을 아프게 한다.
구세군 자선냄비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로는
주머니 돈을 털어 이웃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는
어렵지 않을 때보다 더 늘어났다고 한다.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는 어려워 본 사람들이 더 잘 알기 때문이리라.
한쪽에서는 굶어죽을 판인데 한쪽에서는 한끼에 백만 원씩 하는 고급레스토랑을
예약하지 않고는 들어갈 수가 없다는 기사도 보인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할 수가 없다지만
한끼 식사 값이면 몇 사람이나 살릴 수 있지 않을까?
나역시 남을 돕기는커녕 나 살기도 바빠
먼 산의 불 구경하듯 하고 있는 처지면서 이 무슨 건방이란 말인가.
신사년 올해에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 없을까?
분명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리라.
그래서 어려운 모든 이웃들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을 거두어 가주리라고
간절히 정말 간절히 믿고 싶다.
여러님들, 정말 행운의 한해가 되시길 빌께요~~
지난해보다는 모든 면에 있어 조금이라도 나은 해가 되기를 바래어 본다.
하지만 "살기가 무척 힘들어졌다."
나뿐이 아니라 가까운 이들이 모이면 한결같이 입을 모으는 소리다.
물가는 나날이 오르는데 봉급은 동결되었든지 아님 오히려 삭감되었으니
몸으로 느끼는 경제지표는 곤두박질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그래도 아직까지 직장이라는 곳을 다니는 봉급쟁이들은
약속된 날짜에 월급이라도 받아보지만
우리처럼 조그맣게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돈 가뭄에 시달린다.
지난 IMF때는 모두들 그래도 그 동안 해둔 저축이라도 야금야금 꺼내 쓸 수 있었지만
3,4년이 지난 지금은 그나마도 동이 난 실정이다.
정말 올해가 더 큰일이라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우리 집도 예외가 아니다.
수입은 줄어들고 이제 대학생까지 생겨날 예정이니
지출이 훨씬 늘어날 건 뻔한 일인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나마 적은 수입을 가지고 요모조모 아껴 쓰려고 안간힘이다.
요즘 우리 집 식탁 위에는 반찬 수보다 밥그릇 수가 더 많다.
전에도 진수성찬은 아니었지만 급기야 어제저녁은
김치찌개 달랑 한 냄비만 올려졌다.
평소 같으면 반찬 없을 때 서민들이 부담 없이 즐겨 찾는
콩나물이나 두부라도 조리를 했을 터인데
날씨도 추워 아파트내 슈퍼에도 가기 싫은 게으름 덕에
드디어 찌개하나로 때웠다.
김치찌개가 아닐 때에는 김치라도 한가지 더 내놓을 수 있었는데
그나마 김치찌개이다 보니 김치는 올릴 필요조차 없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축산농가들에겐 미안한 소리지만 돼지고기 값이 많이 내린 일이다.
가까운 시장에서 한 근에 900원 주고 다섯 근을 사다 놓은 게 있어
김치찌개에 돼지고기를 많이 썰어 넣었더니 제법 맛이 있었다.
영문도 모르는 아이들은 "와, 맛있다"를 연발하며 밥 한 그릇씩 뚝딱 해치웠다.
남편 역시 반찬 투정이 없는 사람이라
평소에도 반찬 만들기에 고심을 하지 않고 살아왔지만
어쩐지 많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행여 자기 수입이 줄어든 탓이라 마음 아파하지나 않을까.....
우리 아이들은 귤을 무척 좋아한다.
사과 같은 과일은 도구를 써서 껍질을 벗겨야해서인지
냉장고 속에서 시들어 가고 있는데
귤은 껍질이 수북히 쌓일 때까지 질리지 않고 먹어댄다.
어느 핸가 귤 한 상자를 사흘도 안돼 다 비우더니
딸 둘의 손바닥 발바닥까지 노래지기도 했다.
그렇게 잘 먹는 귤을 요즘은 가끔 한 봉지씩 사다놓고서는
아이들에게 '하루 한 개만!'이라며 노래를 한다.
'귤 한 개에 일일 비타민C 섭취량이 다 들어 있단다'는 그럴싸한 명분을 앞세우며.
하지만 애들은 이 에미의 깊은(?) 뜻도 모르고 쌀독에 쥐 드나들 듯
귤이 든 냉장고 문을 쉴새없이 여닫는다.
방학이고 날도 추우니 종일 집안에만 있는 세 아이들은
입이 심심하다며 수시로 먹을 걸 찾는다.
대형슈퍼에 가서 제일 할인폭이 큰 과자를 골라서 제법 사둔다 싶어도
며칠 가지 않으면 뚝딱 없어지고
막내까지도 혼자서 계란후라이를 해먹을 정도니
라면에라도 넣으려고 계란을 찾다보면 언제 다 먹었는지 없을 때가 많다.
예전에 우리의 엄마들이 '아이들이 없는 걸 기가 차게 더 잘 안다,
있을 때는 안 먹다가도 없으면 더 찾으니...'하시곤 했던 기억이 난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오늘은 큰맘먹고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귤이라도 한 상자 사야겠다.
새해 들어 시작된 날씨 한파보다도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르는 경제한파를 어떻게 이겨야할 지 암담하다.
복권이라도 한 장 사 볼까.....
그래도 나는 따뜻한 집안에 앉아서라도 걱정을 하는데
이 겨울 집도 가족도 없이 떨고 지낼 사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TV프로를 보노라면 정말 어려운 이웃들의 이야기가 맘을 아프게 한다.
구세군 자선냄비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로는
주머니 돈을 털어 이웃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는
어렵지 않을 때보다 더 늘어났다고 한다.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는 어려워 본 사람들이 더 잘 알기 때문이리라.
한쪽에서는 굶어죽을 판인데 한쪽에서는 한끼에 백만 원씩 하는 고급레스토랑을
예약하지 않고는 들어갈 수가 없다는 기사도 보인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할 수가 없다지만
한끼 식사 값이면 몇 사람이나 살릴 수 있지 않을까?
나역시 남을 돕기는커녕 나 살기도 바빠
먼 산의 불 구경하듯 하고 있는 처지면서 이 무슨 건방이란 말인가.
신사년 올해에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 없을까?
분명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리라.
그래서 어려운 모든 이웃들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을 거두어 가주리라고
간절히 정말 간절히 믿고 싶다.
여러님들, 정말 행운의 한해가 되시길 빌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