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친정엄마)♡
배냇 저고리
bell-10
2000. 11. 15. 09:17
이 밤만 지나면 2001년도 대입수능시험일입니다.
아시다시피 제 큰딸도 이번에 수능을 치게 됩니다.
평소 침착해 보이던 아이지만 어제부터 많이 긴장하는 눈치더군요.
오늘은 내일 딸애가 찾아가야 하는 수능고사장을 미리 둘러보고 왔습니다.
예년과는 달리 예비소집이라는 것이 없어지고
하루 전인 오늘 아무 때나 위치확인 정도로 끝나게 되었답니다.
다행히 집과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내일 새벽같이 나서지는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일찍 온 딸애와 온 식구 함께 저녁을 먹고
잠시 쉬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딸아이 초등학교 1학년 때 한반 엄마이니
벌써 12년 동안이나 가까이 지내던 엄마 전화였습니다.
"지금 막 아들 배냇저고리를 꺼냈는데 너무 이뻐서 전화했어.
이렇게 작은 옷을 입었다니 너무 신기하다"면서요.
사실 며칠 전 만났을 때 처음 배냇저고리 이야기가 나왔고
저 역시 미신을 믿는 건 아니었지만 세아이 모두의 것을
좋은 게 좋다는 생각에 장롱서랍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이번 수능때 아이에게 주자는 이야기를 서로 했었고
어제까지 저도 생각을 했었는데 그만 깜빡하던 참이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아는 엄마들이 찹쌀떡이니, 엿이니,
행운의 네잎클로버니 싸들고 오기도 하고
멀리 있는 친척과 친구들은 전화로 격려를 해주는 등
이제야 우리집도 수험생이 있는 집 분위기가 나더군요.
저도 딸애에게 어제저녁 '엄마도 비장의 무기가 있다'는 말을 흘려두었습니다.
바로 배냇저고리를 말함이었죠.
그런데 오늘 정작 에미인 저는 까먹고 있는데
아이친구 엄마가 고맙게도 잊지 않고 전화를 해준 것입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안방으로 달려가 장롱서랍을 열었고
고이 싸둔 세아이의 배냇저고리를 찾았습니다.
큰딸애가 입던 옷을 골라 딸에게 갖다 주니
저도 이미 친구들과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지 알아보더군요.
배냇저고리 속에 딸애가 손을 넣었는데
저고리 팔 한 짝에 겨우 딸의 손 하나만 들어갈 뿐이었습니다.
아이는 신기해하고 저는 기특해하고.....
정말 18년이란 세월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간 것입니다.
배냇저고리보다 더 작던 아이가 이제 주민등록증을 가진 나이가 되었고
대학생이 되려고 하는 중입니다.
배냇저고리를 어떤 방법으로든 가져가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아마 지금 잠자리에 든 딸애는 이런저런 고민에
잠을 쉬 이루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공부한 만큼의 결과만 주어지길 바라는 제마음 한쪽엔
배냇저고리 덕으로 행여 찍어야 할 문제가 나온다면 잘 찍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답니다.
딸아이의 12년 공부가 내일 하루로 결판(?)난다는 생각을 하니
딸의 말처럼 허무하단 생각도 드는 밤입니다.
"금지야, 편히 잘 자고 내일은 평소 하던 대로만 하거라"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 역시 쉬 잠이 올 것 같지 않지만 오늘은 몇 달만에 처음 일찍 자리에 들 생각입니다.
아시다시피 제 큰딸도 이번에 수능을 치게 됩니다.
평소 침착해 보이던 아이지만 어제부터 많이 긴장하는 눈치더군요.
오늘은 내일 딸애가 찾아가야 하는 수능고사장을 미리 둘러보고 왔습니다.
예년과는 달리 예비소집이라는 것이 없어지고
하루 전인 오늘 아무 때나 위치확인 정도로 끝나게 되었답니다.
다행히 집과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내일 새벽같이 나서지는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일찍 온 딸애와 온 식구 함께 저녁을 먹고
잠시 쉬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딸아이 초등학교 1학년 때 한반 엄마이니
벌써 12년 동안이나 가까이 지내던 엄마 전화였습니다.
"지금 막 아들 배냇저고리를 꺼냈는데 너무 이뻐서 전화했어.
이렇게 작은 옷을 입었다니 너무 신기하다"면서요.
사실 며칠 전 만났을 때 처음 배냇저고리 이야기가 나왔고
저 역시 미신을 믿는 건 아니었지만 세아이 모두의 것을
좋은 게 좋다는 생각에 장롱서랍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이번 수능때 아이에게 주자는 이야기를 서로 했었고
어제까지 저도 생각을 했었는데 그만 깜빡하던 참이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아는 엄마들이 찹쌀떡이니, 엿이니,
행운의 네잎클로버니 싸들고 오기도 하고
멀리 있는 친척과 친구들은 전화로 격려를 해주는 등
이제야 우리집도 수험생이 있는 집 분위기가 나더군요.
저도 딸애에게 어제저녁 '엄마도 비장의 무기가 있다'는 말을 흘려두었습니다.
바로 배냇저고리를 말함이었죠.
그런데 오늘 정작 에미인 저는 까먹고 있는데
아이친구 엄마가 고맙게도 잊지 않고 전화를 해준 것입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안방으로 달려가 장롱서랍을 열었고
고이 싸둔 세아이의 배냇저고리를 찾았습니다.
큰딸애가 입던 옷을 골라 딸에게 갖다 주니
저도 이미 친구들과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지 알아보더군요.
배냇저고리 속에 딸애가 손을 넣었는데
저고리 팔 한 짝에 겨우 딸의 손 하나만 들어갈 뿐이었습니다.
아이는 신기해하고 저는 기특해하고.....
정말 18년이란 세월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간 것입니다.
배냇저고리보다 더 작던 아이가 이제 주민등록증을 가진 나이가 되었고
대학생이 되려고 하는 중입니다.
배냇저고리를 어떤 방법으로든 가져가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아마 지금 잠자리에 든 딸애는 이런저런 고민에
잠을 쉬 이루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공부한 만큼의 결과만 주어지길 바라는 제마음 한쪽엔
배냇저고리 덕으로 행여 찍어야 할 문제가 나온다면 잘 찍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답니다.
딸아이의 12년 공부가 내일 하루로 결판(?)난다는 생각을 하니
딸의 말처럼 허무하단 생각도 드는 밤입니다.
"금지야, 편히 잘 자고 내일은 평소 하던 대로만 하거라"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 역시 쉬 잠이 올 것 같지 않지만 오늘은 몇 달만에 처음 일찍 자리에 들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