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子의 이름으로♣

엉뚱한 생각

bell-10 2003. 1. 17. 15:17
컴퓨터가 없었다면 아니,
인터넷을 몰랐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삼년전 처음 인터넷을 접했을 때의 경이로움.
이런 세상이 있다니,,, 그저 신기하고 또 신기할 따름이었다.

아이들 차지인 컴퓨터에 사정사정해서 겨우 앉아봤지만
마우스로 메뉴하나 제대로 클릭하지 못해 아이들에게 핀잔만 받았다.
ㄱ ㄴ ㄷ 이 자판 어디쯤 있는지 찾기도 어려웠는데
이젠 제법 빨라져 친구들과 채팅도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독백처럼 시작한 칼럼글에 첫 독자님 글이 올라왔을 때
얼마나 반갑고 기뻤는지,,,,,
또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커닝한 태그로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혼자서 그림을 올릴 수 있게 되었을 때의 그 환희,,,,

초창기에는 막내가 등교하는 그 시간부터 설거지고 청소고 다 미루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시간이 얼마나 잘 가는지
아이가 하교해서 집으로 돌아와 벨을 눌러야 '아차!!' 하곤 했었다.

아이들이 게임에 몰두한다고 나무랄 일이 절대 아니란 것도 알았다.
나 역시 테트리스 게임에 빠져 아이와 컴 쟁탈전을 열기까지 했으니.

지금은 여고동기들끼리 인터넷 카페에서 만나 수다도 떨고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선수 팬 사이트에 가입해 젊은(?) 척도 해본다.
또 동갑들끼리 만나는 방에서 말로만 듣던 정모와 번개도 해봤다.

전혀 낯선 사람을 만난다는 설렘도 있었지만 한번이면 족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아온 인간관계로 만날 사람도 많은데
또 다른 만남을 추가하고 싶진 않다고 할까?

인터넷으로 쇼핑도 하고 관공서나 은행 볼일도 본다.
아이 숙제는 물론이고 궁금한 정보를 검색한다.
멀게만 느껴졌던 청와대는 물론 신문사 게시판에 내 의견을 올릴 수도 있다.

듣고싶은 노래도 하루종일 듣고 미처 못 본 드라마도 언제나 볼 수 있다.
배우고 싶은 노래는 반복해서 듣고 또 들으며 익힐 수 있다.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나는 아직 그 백만분의 일도 못하고 산다.

그러나,,,,,
정말 만약에,,,,,,
전기가 끊어진다면??

건물마다 발전기가 따로 있다지만
아주 가끔 이런 엉뚱한 생각이 드는건 나뿐일까??